새 큐레이션 「거리의 단계」입니다. 렌즈는 50mm로 고정하고 카메라가 다가간 거리만 바꾼 아홉 장이에요.
이걸 만든 이유는 하나입니다. 「렌즈의 언어」를 올린 뒤로 "클로즈업 = 망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초점거리는 원근이 어떻게 왜곡되는가를 정합니다 (14mm면 앞뒤 차이가 과장되고, 200mm면 깊이가 눌립니다)
거리는 피사체가 화면을 얼마나 채우는가를 정합니다
둘은 독립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렌즈를 아예 안 건드리고 만들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진짜 기술적 과제는 거리가 아니라 일관성이었습니다. "거리만 바꿨다"고 해 놓고 아홉 장의 얼굴이 다 다르면 그건 거짓말이니까요.
그래서 미디엄 숏을 먼저 만들고, 이 장을 나머지 여덟 장의 레퍼런스로 물렸습니다.
기준 컷으로 미디엄을 고른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 얼굴도 충분히 크고 장소도 남아 있는 유일한 거리라서요. 익스트림 롱을 기준으로 삼으면 얼굴 정보가 없어서 클로즈업이 딴사람이 되고, 클로즈업을 기준으로 삼으면 시장 정보가 없어서 롱 숏이 딴 장소가 됩니다.
규칙: 변수 하나만 바꾸는 시리즈는 마스터 컷을 먼저 만듭니다. 그리고 마스터는 양쪽 끝의 정보를 다 가진 중간값으로 고릅니다
익스트림 롱 숏(40m). 주인공은 알아볼 수 없는 점이고 시장 전체가 주인공입니다. 영화가 장면을 열 때 쓰는 컷이라 establishing shot이라고도 부르죠. "어디인지"를 먼저 알려 주는 자리입니다.
롱 숏(12m). 무엇을 하는지는 보이는데 표정은 아직 안 보이는 거리. 사진의 주어가 장소에서 사람으로 넘어가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풀 숏(7m).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 전체가 보이니까 자세가 읽힙니다 — 무게가 어느 발에 실렸는지, 팔을 어떻게 두는지. 인물의 성격은 얼굴보다 여기서 나옵니다.
아메리칸 숏(5m). 무릎 아래에서 자릅니다. 서부극에서 권총집까지 담으려고 굳어진 프레임이라 카우보이 숏이라고도 해요. 두 손과 상반신이 한 번에 들어오는 가장 실용적인 거리입니다.
미디엄 클로즈업(2m). 좌판이 아래 가장자리의 흐린 띠로 밀려나고 표정이 주어가 됩니다. 인터뷰 영상이 거의 다 이 거리예요.
클로즈업(1.2m). 여기서 장소 정보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이 한 장만 보면 시장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요. 클로즈업이 비싼 이유입니다 — 표정을 얻는 대신 맥락을 전부 버립니다.
익스트림 클로즈업(0.4m). 눈과 콧등만. 첫 장과 나란히 놓고 보세요 — 같은 사람, 같은 렌즈입니다.
인서트(0.3m). 얼굴이 아예 없습니다. 아홉 단계 중 유일하게 인물이 주어가 아닌 자리예요. 넓은 컷 두 개 사이에 끼워 넣는 컷인입니다.
about 1.2 metres away, face fills the frame from the brow to the chin가 훨씬 정확합니다 — 프레임이 신체 어디서 잘리는지를 같이 적으면 더 좋고요(76편과 같은 규칙입니다)3번이 이 시리즈에서 제일 실용적인 발견입니다. 고정할 변수는 매번 다시 적어야 합니다. 한 번 적고 나머지는 알아서 유지되겠거니 하면 조용히 드리프트합니다.
「질감 도감」이 18장이 됐습니다. 여기서도 규칙은 하나였어요 — 질감은 형용사가 아니라 그 재료가 망가지는 방식입니다.
가뭄 논바닥은 "갈라진 땅"이 아니라 "조각의 가장자리가 말려 올라간다"입니다. 그래야 틈이 위가 넓은 쐐기가 돼요.
삭은 밧줄은 색이 아니라 기하입니다. strands untwisting 한 마디가 색 형용사 열 개보다 낫습니다.
벨벳은 반대로 빼서 만드는 질감입니다. 반짝이는 하이라이트가 하나라도 생기면 새틴이 돼요. "광택점 없음"을 명시해야 합니다.
질감 프롬프트를 쓸 때는 "이 재료는 어떤 원리로 그렇게 생겼나"를 한 줄 적고 시작하면 거의 실패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