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에 글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글자 없음"을 적습니다. 그래도 나옵니다. 그래서 "읽히는 글자 없음, 간판 없음, 족자 없음"을 적습니다. 여전히 나옵니다.
이 굴레를 몇 번 돌고 나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금지 문구를 더 붙이는 방향이 틀렸습니다.
서예 학원 원장을 요청하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The background is blurred beyond legibility — absolutely NO readable characters, NO calligraphy strokes forming letters, NO hanging scrolls with writing.
세 겹으로 금지했는데 배경 액자에 글자가 그대로 나왔습니다.
고친 방법은 금지를 늘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프롬프트에서 '서예'와 '한지'라는 단어를 아예 뺐습니다. 직업을 "동네에서 어른들 가르치는 은퇴 교사"로 바꾸고 배경을 "따뜻한 나무 실내"로 바꿨어요.
한 번에 사라졌습니다.
미니어처 카페 디오라마를 만들며 The miniature signage and menu boards are completely blank(간판과 메뉴판은 완전히 비어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결과는 간판에 영문 글자가 박힌 것. 비우라는 지시가 오히려 간판이라는 물건을 불러왔습니다.
고칠 때 두 가지를 했습니다. '카페'를 빼고 "1:24 실내"로 바꿨고, 간판을 비우라고 하는 대신 간판이라는 요소 자체를 없앴습니다 — "미니어처에는 간판도 보드도 명패도 패널도 없다. 모든 표면은 칠하지 않은 맨 나무다."
제 이해는 이렇습니다. 모델은 단어를 지우는 게 아니라 장면을 구성합니다.
"카페"라고 쓰는 순간 카페라는 장면이 불려 나오고, 그 장면에는 간판이 딸려 있습니다. 그 다음에 "간판을 비워라"라고 하면 모델은 이미 놓인 간판을 놓고 씨름합니다. 그리고 자주 집니다.
반면 '카페'를 안 쓰면 간판이 애초에 안 불려 나옵니다. 싸울 대상이 없는 게 이기는 것보다 확실합니다.
같은 구조의 사고를 전에도 적어 뒀습니다.
kodak-yellow라고 색을 불렀더니 가상 제품 포장에 진짜 코닥 로고가 박혔습니다. 색을 브랜드 이름으로 부르면 브랜드가 딸려 옵니다.오래된 교실이라고 했더니 음산한 폐교가 나왔습니다. "오래된"이 폐허를 끌고 온 겁니다.exosuit라고 썼더니 증명사진에 군용 장갑복이 나왔습니다.이번 배치에서 필름 사진을 만들 때는 그래서 브랜드 색 이름을 아예 안 썼습니다. "코닥 같은 노랑" 대신 warm amber cast라고만 적었어요.
필름 가장자리도 "제조사 각인·프레임 번호 일절 없음"을 명시했고, 결과에 글자가 안 나왔습니다. 이건 금지 문구가 통한 경우입니다 — 브랜드를 부르는 단어를 애초에 안 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덧붙이자면, 배경 소품에서 딸려 오는 것도 있습니다.
기판 납땜 장면인데 우하단에 바코드 라벨이 들어왔습니다. 이건 부른 단어가 없어서, "종이·라벨·스티커·바코드 없음"을 따로 못박아 고쳤습니다.
모든 게 단어 탓은 아닙니다. 다만 단어부터 의심하는 편이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