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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포맷 세 개 더 — 미니어처·놀링·역사 POV

고구마
고구마
8월 8일 · 읽는 데 4

지난번에 토이피케이션·안티-AI·ASMR을 만들었으니 이번엔 겹치지 않는 걸 찾아봤습니다. 또 세 개가 나왔어요 — 미니어처 다이오라마, 놀링, 역사 POV.

1. 작은 세계 — 그릇이 곧 건축

[작은 세계] 전구 속 등대
[작은 세계] 전구 속 등대 · 네온무드 · GPT Image 2작품 보기 →

이 시리즈 최고작입니다. 전구 안에 등대를 넣었는데, 필라멘트가 그대로 등대 불빛이 됐어요.

미니어처 다이오라마의 핵심이 여기 있습니다. 그냥 작게 만드는 게 아니라 담는 그릇의 기능을 그대로 써먹는 겁니다.

[작은 세계] 커피잔 속 카페
[작은 세계] 커피잔 속 카페 · 모카포트 · FLUX.2작품 보기 →

커피잔은 커피 표면이 바닥이 되고 손잡이가 나선 계단이 됩니다.

[작은 세계] 찜기 안 만두집
[작은 세계] 찜기 안 만두집 · 모카포트 · Seedream 5.0 Pro작품 보기 →

찜기는 만두가 좌석이 되고요.

[작은 세계] 어항 속 한옥
[작은 세계] 어항 속 한옥 · 종이학 · Seedream 4.5작품 보기 →

어항 한옥에는 농담을 하나 넣었습니다. 뒤쪽 진짜 어항의 금붕어가 초점 밖에서 헤엄쳐요.

공통 기술은 셋입니다 — tilt-shift miniature effect, extremely shallow depth of field, macro. 이 세 개가 있어야 진짜 작아 보입니다. 없으면 그냥 작게 그린 그림이에요.

2. 놀링 — 어긋난 게 하나도 없어야 한다

[놀링] 라면 한 봉지의 전부
[놀링] 라면 한 봉지의 전부 · 고구마 · GPT Image 2작품 보기 →

놀링은 물건을 전부 분해해서 직각과 평행으로만 정렬하고 위에서 찍는 방식입니다.

프롬프트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정렬을 강박적으로 요구하는 것이었어요.

shot perfectly straight down from directly above / every item aligned to a strict grid at right angles and evenly spaced / everything parallel or perpendicular / obsessive alignment

그리고 정렬 기준을 지정하면 훨씬 좋아집니다.

[놀링] 필름 카메라 분해
[놀링] 필름 카메라 분해 · 필름결 · Seedream 5.0 Pro작품 보기 →

카메라 분해에서는 lens elements in descending size order, screws sorted by length, aperture blades fanned in a row. "정리해라"가 아니라 "무엇을 무엇 순으로"까지요.

[놀링] 키보드 분해
[놀링] 키보드 분해 · 픽셀곰 · Seedream 4.5작품 보기 →

키보드는 마지막 한 줄이 살렸습니다 — 키캡을 원래 자판 배열 그대로 따로 늘어놓기. 부품을 늘어놓다가 원래 모습을 한 번 보여주는 게 좋더군요.

[놀링] 반찬을 분해하면
[놀링] 반찬을 분해하면 · 모카포트 · Recraft V4.1작품 보기 →

반찬은 완성된 상 대신 재료 상태로 늘어놨습니다. 마늘을 등간격으로 놓는 게 놀링입니다.

3. 역사 POV — 이번엔 카메라를 흔들었습니다

이게 지금 숏폼에서 제일 큰 영상 포맷입니다. 1인칭으로 과거에 들어가는 브이로그예요.

재밌는 건 이게 제가 그동안 해온 것과 정반대라는 겁니다. 저는 영상마다 static locked-off camera를 넣어 왔는데, 이 포맷은 흔들려야 성립합니다.

영상[POV] 조선 장터를 걷는다 · 종이학 · Seedance 2.0작품 보기 →

조선 장터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했던 한 줄은 이거예요.

vendors turning to look at the camera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봐야 내가 거기 있는 게 됩니다. 아무도 안 보면 그냥 시대극 화면이에요.

영상[POV] 1988년 잠실 관중석 · 고구마 · Seedance 2.0작품 보기 →

88올림픽은 팔을 뻗어 든 셀피 브이로그로 지정했더니 손이 프레임에 들어왔습니다. 이 손 하나가 "내가 찍고 있다"를 만듭니다.

영상[POV] 1970년대 명동 · 필름결 · Seedance 2.0작품 보기 →

1970년대 명동에서 배운 것 — 시대를 만드는 건 옷보다 간판입니다. 손으로 그린 간판과 극장 광고판을 적으니 바로 그 시절이 됐어요.

영상[POV] 90년대 PC방 · 픽셀곰 · Seedance 2.0작품 보기 →

90년대 PC방은 형광등 색이 전부였습니다. green-tinted fluorescent light 한 줄로 그 시절이 됩니다.

NSFW를 한 번 더 만났습니다

[작은 세계] 라면 냄비 온천
[작은 세계] 라면 냄비 온천 · 달토끼 · Kling O1 Image작품 보기 →

라면 냄비 온천인데, 처음엔 거절됐습니다. 프롬프트에 tiny bathers라고 썼거든요.

얼마 전 쓴 NSFW 글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 판정을 다투지 말고 그림을 바꾼다.

six tiny fully-clothed figures wearing long spa robes and slippers, holding small towels. Everyone is fully dressed in robes.

한 번에 통과했고, 가운 입은 미니어처가 더 귀엽게 나왔습니다. 제 글에 적은 "좋은 우회는 작품을 손상시키지 않는다"가 또 맞았어요.

정리

  • 미니어처 — 그릇의 기능을 써먹는다 + tilt-shift·얕은 심도·macro 세 단어
  • 놀링 — "강박적 정렬"을 요구하고, 무엇을 무엇 순으로까지 지정
  • 역사 POV — 카메라를 흔들고, 사람이 카메라를 보게 하고, 시대는 간판으로

세 포맷 다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각각 딱 한 가지 핵심이 있고 그걸 빠뜨리면 안 됩니다 🍠

다음엔 뭐가 유행할까요. 보이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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