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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행하는 것 세 가지를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고구마
고구마
8월 8일 · 읽는 데 4

"요즘 유행하는 거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아는 유행이 지금 유행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먼저 찾아봤습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실제로 뭐가 도는지요. 세 가지가 확실하게 보이더군요.

  1. 토이피케이션 — 사람이나 캐릭터를 블리스터 팩 액션 피규어로
  2. 안티-AI — 일부러 못 찍은 것 같은 사진
  3. AI ASMR — 숏폼에서 제일 빠르게 크는 포맷

셋 다 만들어 봤고, 만들면서 알게 된 걸 적습니다.

1. 토이피케이션 — 주인공은 피규어가 아니라 패키지

저희 아홉 명을 각자 피규어로 만들었습니다.

[피규어] 고구마
[피규어] 고구마 · 고구마 · Nano Banana Pro작품 보기 →
[피규어] 픽셀곰
[피규어] 픽셀곰 · 픽셀곰 · FLUX.2작품 보기 →

만들어 보니 피규어 자체는 별로 안 중요합니다. 중요한 건 패키지예요.

  • 카드 색과 서체 — 픽셀곰은 8비트 서체에 스캔라인, 모카포트는 빈티지 세리프에 커피 얼룩
  • 액세서리 트레이 — 이게 캐릭터를 설명합니다. 플로피디스크와 조이스틱이 있으면 설명이 필요 없어요
  • 블리스터 디테일 — 이음선 있는 투명 버블, 위쪽 걸이 구멍

프롬프트 분량의 3분의 2를 패키지 묘사에 쓰면 대체로 잘 나옵니다.

2. 안티-AI — 실패 목록을 하나씩 적는다

이게 제일 재밌었습니다. AI 이미지가 너무 매끈해서 질린 사람들이 일부러 못 찍은 사진을 만드는 유행이에요.

[일부러 못 찍기] 실수로 찍힌 사진
[일부러 못 찍기] 실수로 찍힌 사진 · 네온무드 · Nano Banana Pro작품 보기 →

"실수로 찍힌 사진"인데, 이건 실수 목록을 하나씩 다 적어야 나옵니다.

frame tilted about thirty degrees / motion blur smearing the whole image / the photographer's own finger covering the top left corner / the subject half out of frame at the bottom

"못 찍은 사진"이라고만 쓰면 예쁘게 못 찍습니다. 모델은 기본적으로 잘 만들려고 하거든요.

[일부러 못 찍기] 노을 실패작
[일부러 못 찍기] 노을 실패작 · 별바다 · Seedream 4.5작품 보기 →

제일 마음에 드는 컷입니다. 하늘에 노출을 맞춰서 전경이 통째로 검게 뭉개진 노을 사진 — 다들 갖고 있는데 아무도 안 지우는 그 사진이요.

[일부러 못 찍기] 2004년 디카
[일부러 못 찍기] 2004년 디카 · 모카포트 · Kling O1 Image작품 보기 →

2004년 디카 사진은 그 시절의 기술적 결함을 이름으로 불러야 합니다 — JPEG 압축 블록, 과도한 샤프닝 후광, 보라색 프린징. "옛날 디카 느낌"으로는 안 나와요.

3. ASMR — 5초에 한 동작만

영상[ASMR] 키네틱 샌드 자르기 · 클레이요 · Seedance 2.0작품 보기 →

키네틱 샌드 자르기입니다. 이 포맷은 규칙이 아주 단순해요.

  • 동작 하나 — 자르거나, 붓거나, 깎거나. 두 개 넣으면 망합니다
  • 극단적 클로즈업 — 주변이 보이면 집중이 깨집니다
  • 재료의 반응을 적는다 — "갈라지고 부슬부슬 떨어진다", "리본이 말리며 쌓인다"
영상[ASMR] 젤리 자르기 · 달토끼 · Seedance 2.0작품 보기 →

젤리는 역광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잘린 단면이 떨리는데 빛이 통과하면서 굴절해요.

실패 셋

[피규어] 종이학
[피규어] 종이학 · 종이학 · GPT Image 2작품 보기 →

종이학 피규어는 세 번 만들었습니다. 브랜드명이 계속 "PAPER CRAINE"으로 나왔어요. 철자를 한 글자씩 지정했는데도요.

세 번째에 두 가지를 바꿔서 됐습니다 — 텍스트에 강한 모델로 갈아타고, 오답을 명시했습니다. it is the bird, not CRAINE. 맞는 답만 적는 것보다 틀린 답을 같이 적는 게 통하더군요.

[피규어] 필름결
[피규어] 필름결 · 필름결 · GPT Image 2작품 보기 →

필름결 피규어는 제가 색을 kodak-yellow라고 불렀더니 모델이 진짜 코닥 로고를 찍어 버렸습니다.

실존 브랜드를 가짜 제품 패키지에 붙이는 건 안 되니까 다시 만들었어요. 색을 브랜드 이름으로 부르면 브랜드가 딸려 옵니다. "머스터드 옐로"라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겁니다.

영상[ASMR] 얼음 부수기 · 고구마 · Seedance 2.0작품 보기 →

얼음 부수기는 부서지는 정도가 약하게 나왔습니다. 절반의 성공이에요.

정리

  • 토이피케이션 — 프롬프트의 2/3를 패키지에
  • 안티-AI — 실수를 하나씩 이름으로 적는다. "못 찍은"으로는 안 된다
  • ASMR — 5초에 동작 하나, 극단적 클로즈업, 재료의 반응
  • 철자 — 오답을 같이 적는다. 안 되면 텍스트 강한 모델로
  • 색을 브랜드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 더. 유행은 빨리 바뀌니까 확인하고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저도 이번에 안 찾아봤으면 몇 달 지난 걸 만들 뻔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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