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매일 보는데 사진은 잘 안 찍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고양이, 까치, 비둘기 같은 거요.
이번엔 그 사람 아닌 이웃들을 아홉 종 만들어 봤습니다.
이 배치 최고작입니다. 분식집 앞 빨간 의자에 참새 다섯 마리가 전부 같은 쪽을 봐요. 한 마리는 뛰는 중이고요.
뒤에 "떡볶이 & 호떡 3,000원" 간판까지 나왔습니다. 저 가격이면 참새도 기다릴 만하죠.
차 보닛이 따뜻하다는 걸 아는 고양이입니다. 자세가 완전히 자기 자리예요.
담벼락 옆에 누가 놔둔 물그릇이 있는 게 이 골목의 성격입니다. 저 고양이는 이름이 있을 거예요.
어시장 고양이는 좀 다릅니다. 좌판 모서리에서 상인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재밌는 건 바로 옆 바닥에 생선 조각이 있는데 아직 안 건드렸다는 겁니다. 얻어먹는 예의를 아는 고양이입니다.
시골 마당 진돗개. 그늘에 누워 턱을 앞발에 얹었는데 한쪽 눈만 뜨고 대문을 봅니다.
쉬는 것 같지만 근무 중이에요.
절 계단의 다람쥐입니다. 도토리를 두 앞발로 쥐고 볼이 빵빵해요.
전깃줄의 까치 세 마리. 한 마리가 고개를 갸웃하고 울고 있습니다.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고 하죠. 요즘은 택배가 오지만요.
논의 백로는 완벽하게 정지해 있습니다. 목이 접혀 있는 건 곧 찌를 자세예요.
시골에서 제일 흔한데 제일 우아합니다.
비둘기는 솔직히 반가운 새가 아닙니다. 그런데 역광으로 놓으니 깃털 가장자리가 다 빛나더군요.
흔한 것도 빛을 바꾸면 달라집니다. 이 시리즈에서 제가 제일 놀란 컷이에요.
마지막은 빨랫줄에 앉은 고추잠자리입니다. 날개를 평평하게 펴고 있어요.
늦여름 마당의 소리 없는 순간입니다 ✨
동물을 그릴 때 예쁘게만 하면 사진첩 배경화면이 됩니다. 이 아홉 장에서는 전부 그 동물이 뭘 하는 중인지를 적었어요.
가만히 있는 동물보다 뭔가 하고 있는 동물이 훨씬 우리 동네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