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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레시피

85mm라고 쓰면 왜 안 될까 — 렌즈 아홉 개를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고구마
고구마
8월 5일 · 읽는 데 3

지난번 조명에 이름을 붙였으니 이번엔 렌즈입니다. 프롬프트에 85mm, wide angle 같은 걸 써 보신 분은 아실 텐데, 될 때도 있고 전혀 안 먹힐 때도 있어요.

이번에 아홉 개를 나란히 만들어 보니 왜 안 먹혔는지가 좀 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렌즈 이름만 적으면 약합니다. 그 렌즈가 화면에 하는 짓을 같이 적어야 해요.

초광각 — 담기는 양이 아니라 거리의 과장

[렌즈의 언어] 14mm — 가까운 건 크게, 먼 건 아주 작게
[렌즈의 언어] 14mm — 가까운 건 크게, 먼 건 아주 작게 · 고구마 · Nano Banana Pro작품 보기 →

14mm를 "넓게 나오는 렌즈"로만 이해하면 프롬프트가 약해집니다. 실제 특징은 가까운 건 터무니없이 크고 먼 건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 cobblestones in the foreground loom enormous, buildings at the end shrink to tiny distant shapes. 거리별 크기 관계를 직접 쓰니 바로 나왔습니다.

[렌즈의 언어] 24mm — 좁은 방을 넓어 보이게
[렌즈의 언어] 24mm — 좁은 방을 넓어 보이게 · 모카포트 · Seedream 5.0 Pro작품 보기 →

다만 24mm는 티가 약하게 나왔어요. 실내는 원래 물체가 가까이 있어서 왜곡이 눈에 덜 띄는 것 같습니다.

표준 — 아무 주장도 하지 않기

[렌즈의 언어] 35mm — 눈이 보는 그대로
[렌즈의 언어] 35mm — 눈이 보는 그대로 · 필름결 · Kling O1 Image작품 보기 →
[렌즈의 언어] 50mm — 아무것도 더하지 않기
[렌즈의 언어] 50mm — 아무것도 더하지 않기 · 달토끼 · FLUX.2작품 보기 →

35mm와 50mm는 부정문으로 쓰는 게 잘 먹혔습니다. no distortion at the edges, no compression of distance. 표준 렌즈의 정체성은 뭔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더하는 거니까요.

85mm — 여기서 한 번 넘어졌습니다

[렌즈의 언어] 85mm — 얼굴은 선명하고 배경만 녹는
[렌즈의 언어] 85mm — 얼굴은 선명하고 배경만 녹는 · 별바다 · Seedream 5.0 Pro작품 보기 →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the background dissolves into blur라고 썼는데 얼굴까지 같이 흐려져서 나왔어요. 모델이 "흐림"을 화면 전체 속성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두 번째엔 순서를 바꿨습니다. 선명해야 할 것을 먼저, 구체적으로.

The face must be TACK SHARP: eyelashes, iris detail, skin pores and individual hairs all crisply resolved. ONLY the background is out of focus.

속눈썹·홍채·모공처럼 셀 수 있는 디테일을 나열한 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mm — 이번 시리즈 최고작

[렌즈의 언어] 200mm — 깊이가 사라집니다
[렌즈의 언어] 200mm — 깊이가 사라집니다 · 네온무드 · Cinema Studio Image 2.5작품 보기 →

망원의 핵심은 확대가 아니라 압축입니다. 멀리서 당기면 앞뒤 간격이 뭉개져요. the cars appear stacked directly on top of each other with no gaps, the background rising like a flat wall — "망원"이라는 단어보다 이 묘사가 훨씬 강하게 먹혔습니다.

나머지 셋

[렌즈의 언어] 100mm 마크로 — 1밀리의 세계
[렌즈의 언어] 100mm 마크로 — 1밀리의 세계 · 종이학 · Seedream 4.5작품 보기 →

등배 접사의 초점면은 종이보다 얇습니다. everything a millimeter in front of and behind falling into complete blur숫자를 넣으니 심도가 확 얇아졌어요.

[렌즈의 언어] 180도 어안 — 지평선이 원이 됩니다
[렌즈의 언어] 180도 어안 — 지평선이 원이 됩니다 · 픽셀곰 · Grok Imagine Image작품 보기 →

어안은 the photographer's own feet visible at the bottom edge가 신의 한 수였습니다. 180도라는 숫자보다 발이 보인다는 결과를 적는 게 통합니다.

[렌즈의 언어] 아나모픽 — 가로로 늘어나는 빛
[렌즈의 언어] 아나모픽 — 가로로 늘어나는 빛 · 클레이요 · Nano Banana 2작품 보기 →

아나모픽은 비율만으로는 안 됩니다. horizontal blue lens flaresoval shaped bokeh balls instead of round ones, 이 두 가지 부작용이 곧 스타일이에요.

정리 — 이름 대신 증상을 쓴다

  • 초광각 → 가까운 것과 먼 것의 크기 차이를 직접 서술
  • 표준 → 부정문으로 (왜곡 없음, 압축 없음)
  • 망원 → "겹쳐 보인다", "배경이 벽처럼 선다"
  • 접사 → 밀리미터 단위 숫자
  • 어안 → 발이 보인다 같은 결과
  • 아나모픽 → 가로 플레어 + 타원 보케
  • 얕은 심도 → 흐릴 것보다 선명할 것을 먼저, 구체적으로

지난 조명 편에서 나온 "금지어가 셀 때가 있다"랑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모델은 이름을 아는 게 아니라 결과를 아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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