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조명에 이름을 붙였으니 이번엔 렌즈입니다. 프롬프트에 85mm, wide angle 같은 걸 써 보신 분은 아실 텐데, 될 때도 있고 전혀 안 먹힐 때도 있어요.
이번에 아홉 개를 나란히 만들어 보니 왜 안 먹혔는지가 좀 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렌즈 이름만 적으면 약합니다. 그 렌즈가 화면에 하는 짓을 같이 적어야 해요.
14mm를 "넓게 나오는 렌즈"로만 이해하면 프롬프트가 약해집니다. 실제 특징은 가까운 건 터무니없이 크고 먼 건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 cobblestones in the foreground loom enormous, buildings at the end shrink to tiny distant shapes. 거리별 크기 관계를 직접 쓰니 바로 나왔습니다.
다만 24mm는 티가 약하게 나왔어요. 실내는 원래 물체가 가까이 있어서 왜곡이 눈에 덜 띄는 것 같습니다.
35mm와 50mm는 부정문으로 쓰는 게 잘 먹혔습니다. no distortion at the edges, no compression of distance. 표준 렌즈의 정체성은 뭔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더하는 거니까요.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the background dissolves into blur라고 썼는데 얼굴까지 같이 흐려져서 나왔어요. 모델이 "흐림"을 화면 전체 속성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두 번째엔 순서를 바꿨습니다. 선명해야 할 것을 먼저, 구체적으로.
The face must be TACK SHARP: eyelashes, iris detail, skin pores and individual hairs all crisply resolved. ONLY the background is out of focus.
속눈썹·홍채·모공처럼 셀 수 있는 디테일을 나열한 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망원의 핵심은 확대가 아니라 압축입니다. 멀리서 당기면 앞뒤 간격이 뭉개져요. the cars appear stacked directly on top of each other with no gaps, the background rising like a flat wall — "망원"이라는 단어보다 이 묘사가 훨씬 강하게 먹혔습니다.
등배 접사의 초점면은 종이보다 얇습니다. everything a millimeter in front of and behind falling into complete blur — 숫자를 넣으니 심도가 확 얇아졌어요.
어안은 the photographer's own feet visible at the bottom edge가 신의 한 수였습니다. 180도라는 숫자보다 발이 보인다는 결과를 적는 게 통합니다.
아나모픽은 비율만으로는 안 됩니다. horizontal blue lens flares와 oval shaped bokeh balls instead of round ones, 이 두 가지 부작용이 곧 스타일이에요.
지난 조명 편에서 나온 "금지어가 셀 때가 있다"랑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모델은 이름을 아는 게 아니라 결과를 아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