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피규어 유행의 원본 프롬프트를 찾다가 재밌는 걸 발견했습니다. 돌아다니는 프롬프트마다 똑같은 오타가 있더라고요.
Using the nano-banana model, create a 1/7 scale commercialized figurine of the characters in the picture, in a realistic style, in a real environment. The figurine is placed on a computer desk. The figurine has a round transparent acrylic base, with no text on the base. The content on the computer screen is the 3D modeling process of this figurine. Next to the computer screen is a toy packaging box printed with the original artwork...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같은 말이 두 번 반복됩니다. 받침대 얘기가 두 번 나오고 패키지 상자도 두 번 나와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원래 별개였던 두 프롬프트가 어느 시점에 합쳐진 뒤, 아무도 정리하지 않고 통째로 복붙했기 때문입니다. 중복된 채로 전 세계에 퍼진 거죠.

그 원본 구성 그대로 만들어봤습니다. 모니터에 모델링 화면이 뜨고 옆에 패키지 상자가 서 있는 게 정통 구성이에요.
Using the nano-banana model — 이거요. 모델을 고르는 지시처럼 보이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나노바나나가 정식 출시 전에 익명 코드명으로 테스트 사이트에 올라와 있었는데, 그때 모델을 지정하려고 쓰던 흔적입니다. 정식 출시 후엔 의미가 없어졌는데도 지금까지 다들 그대로 붙여서 씁니다. 맹장 같은 문장이에요.
이게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유행 프롬프트에는 오타가 화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no alternation이 있습니다. alteration(변경)을 쓰려던 거였죠scattered without the photo가 있습니다. 원본은 scattered throughout the photo였어요l uploaded가 있습니다. 소문자 L을 대문자 I 대신 친 겁니다이 오타들이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퍼졌다는 게 핵심입니다. 즉 사람들이 프롬프트를 읽고 이해해서 쓴 게 아니라 통째로 복사해서 붙였다는 증거예요.
실용적인 쓸모도 있습니다. 어떤 프롬프트가 진짜 유행했던 원본인지, 나중에 지어낸 글인지 구분할 수 있거든요. 문장이 너무 깔끔하고 오타가 하나도 없으면 오히려 의심해 볼 만합니다.
Using the nano-banana model 같은 건 토큰만 먹습니다keep the person''s face and likeness exactly the same재밌는 건, 사리 프롬프트를 쓰던 분들은 이걸 스스로 알아냈다는 겁니다. I want the same face as I uploaded, no alternation, 100 percent same — 오타까지 있는 이 문장이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