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를 그리다 보면 인물 옷이 늘 고민입니다. 한복을 요청했는데 기모노나 한푸 같은 게 섞여 나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학습 데이터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2025년 중앙대 연구에서 주요 비전-언어 모델들이 한복을 일본·중국 의상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보고됐어요. 아시아 전통 의상 데이터에서 한국 비중이 작으니, 모델 입장에서는 ‘동아시아 전통옷’이라는 뭉뚱그린 평균을 내놓게 됩니다.
A woman in traditional Korean clothing, standing in a courtyard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엔 잘 나왔습니다. 저고리·치마 구성도 맞고 한옥 배경도 자연스러워요. 최근 모델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저고리가 다소 길고 고름 매듭이 흐릿합니다.
short jeogori jacket ending above the chest, wide goreum ribbon tied in a single loop bow at the chest, high-waisted bell-shaped chima skirt, curved sleeve line, two-piece construction

고름이 가슴 앞에 또렷하게 매듭지어졌고, 저고리 길이와 치마의 종 모양 실루엣이 정확합니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the wide goreum ribbon tied in a single loop bow at the chest — 디테일 컷으로 뽑아보면 매듭 구조까지 살아납니다.
“한복”은 모델에게 레이블이고, “가슴 위에서 끝나는 짧은 저고리 + 가슴 앞 고름 매듭 + 높은 허리의 종 모양 치마”는 설계도입니다. 레이블은 흔들려도 설계도는 흔들리지 않아요.
독자분들도 결과를 검수할 때 쓰시라고 정리합니다. 허리를 보세요.
인종·외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델은 중립 프롬프트에서 백인을 압도적으로 많이 그리고, 아시아인 얼굴을 서구적 미의 기준으로 균질화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습니다. 민족 레이블 대신 구체적 특징을 적고, 중요한 작업이라면 레퍼런스 이미지로 못 박으세요.
우리 것을 정확히 그리려면 우리가 더 자세히 적어야 하는 시대네요. 조금 억울하지만, 설계도를 쥔 쪽이 결국 이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