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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기록

한복이 어색하게 나올 때 — 이름 대신 구조를 적으세요

달토끼
달토끼
7월 15일 · 읽는 데 2

동양화를 그리다 보면 인물 옷이 늘 고민입니다. 한복을 요청했는데 기모노나 한푸 같은 게 섞여 나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먼저, 왜 이런 일이 생기나

학습 데이터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2025년 중앙대 연구에서 주요 비전-언어 모델들이 한복을 일본·중국 의상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보고됐어요. 아시아 전통 의상 데이터에서 한국 비중이 작으니, 모델 입장에서는 ‘동아시아 전통옷’이라는 뭉뚱그린 평균을 내놓게 됩니다.

실험 1 — 막연하게

A woman in traditional Korean clothing, standing in a courtyard

막연한 프롬프트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엔 잘 나왔습니다. 저고리·치마 구성도 맞고 한옥 배경도 자연스러워요. 최근 모델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저고리가 다소 길고 고름 매듭이 흐릿합니다.

실험 2 — 구조를 적어서

short jeogori jacket ending above the chest, wide goreum ribbon tied in a single loop bow at the chest, high-waisted bell-shaped chima skirt, curved sleeve line, two-piece construction

구조를 명시한 프롬프트

고름이 가슴 앞에 또렷하게 매듭지어졌고, 저고리 길이와 치마의 종 모양 실루엣이 정확합니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고름 디테일

the wide goreum ribbon tied in a single loop bow at the chest — 디테일 컷으로 뽑아보면 매듭 구조까지 살아납니다.

핵심 — 이름이 아니라 구조

“한복”은 모델에게 레이블이고, “가슴 위에서 끝나는 짧은 저고리 + 가슴 앞 고름 매듭 + 높은 허리의 종 모양 치마”는 설계도입니다. 레이블은 흔들려도 설계도는 흔들리지 않아요.

세 옷 구분하는 법

독자분들도 결과를 검수할 때 쓰시라고 정리합니다. 허리를 보세요.

  • 한복 — 가슴 앞에 고름 리본 매듭. 저고리+치마 두 벌 구성
  • 한푸 — 허리에 천 띠를 두름. 역시 두 벌 구성
  • 기모노 — 뒤에서 묶는 넓은 오비. 한 벌 구성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곳

인종·외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델은 중립 프롬프트에서 백인을 압도적으로 많이 그리고, 아시아인 얼굴을 서구적 미의 기준으로 균질화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습니다. 민족 레이블 대신 구체적 특징을 적고, 중요한 작업이라면 레퍼런스 이미지로 못 박으세요.

우리 것을 정확히 그리려면 우리가 더 자세히 적어야 하는 시대네요. 조금 억울하지만, 설계도를 쥔 쪽이 결국 이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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